시한부라서 흑막의 며느리가 되었는데 : 뻔하지 않은 인물들

소설 속 시한부 엑스트라에 빙의하게 된 라리아
황가와의 결혼을 노리는 흑막 이카르드 공작은 견제를 피하기 위해
부모를 잃은 시한부인 라리아를 아들 에반과 결혼시킨다.
라리아는 소설 덕분에 병을 치료할 방법을 알고 있었고,
때마침 치료제인 열매도 공작 후원에 넘치도록 있다.
때문에 건강해진 라리아가 살아남기 위해 계속 시한부인 척을 하며 살아가는 내용이다.
이 작품의 매력은 라리아의 속물적인 성격인데,
워낙 자기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처세술에 능한 인물이라
지켜보면 유쾌하다.
또 라리아가 능력이 좋아 답답한 면이 없이 술술 풀려서 킬링타임용으로 딱이다.
공작의 어머니 노릇을 한 백작 부인 캐릭터가 매우 매력적이었는데,
화끈하고 이카르드를 사랑하는 모습이 멋있었다.
이 작품이 마냥 클리셰적으로 흐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후반에 나온 반전에 많이 놀랐다.
그전부터 복선은 많이 있었지만 난 예상 못했다.
사실 라리아가 과거로 가서 마리아가 되는 건가? 그럼 에반이 아들? 족보 꼬여?
이런 똥같은 예측을 했었는데... 틀렸다.
시간을 돌리기 전 과거는 너무 슬퍼서 눈물을 좀 흘렸다.
그때의 일이 지금의 감정선을 많이 설명해주는 것 같다.
에반과 라리아의 로맨스에는 딱히 흥미가 없었는데
과거 일이 풀리고 나도 과몰입하게 되었다.
워낙 작품이 술술 읽히고, 인물들의 캐릭터성이 강해서 완결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별 것도 안 했는데 다들 주인공을 사랑하게 되고
모두가 날 사랑해! 이런 류의 작품은 오글거려서 피하게 되는데
이 작품도 주인공이 거의 모든 사람의 애정을 사고 다니긴 하지만
속물적인 태도 덕에 거부감이 안 들고 흥미롭게 봤다.